아시안컵 탈락의 여진
지난 11일, 개최국 카타르의 우승으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막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4강에서 탈락하며 대회를 마무리 지었는데요. 아직까지도 뒷얘기가 나오며 아시안컵의 여파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황금세대를 데리고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적 반발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이 들끓었던 것에 이어, 어제는 4강 경기 전날 선수단 내 하극상까지 보도되며 여론은 더 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4강 경기 전날 있었던 선수 간 충돌과 현재 축구협회의 상황에 대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더선'의 보도
우리 시간으로 2월 14일, 영국 매체 ‘더선’이 손흥민의 손가락 부상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4강 경기 전날 대한민국 선수단 내에서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주장 손흥민 선수의 손가락이 탈구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선’은 이 기사를 메인으로 실었고 국내에도 이 소식이 보도되자, 같은 날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기간 중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며 "물리적인 (주먹 다툼) 수준의 충돌까진 아니었고, 손흥민이 (선수를) 뿌리치는 과정에서 손가락 상처를 입은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https://www.thesun.co.uk/sport/25918635/son-heung-min-bust-up-south-korea-tottenham/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을 데려온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 대한 사퇴 여론이 불타오르던 때에 갑작스럽게 영국 매체에서 들려온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단의 불화 소식인지라 사람들은 진위를 의심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발 빠르게 ‘더선’의 보도를 사실로 인정하자 오히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이 거셌는데요. 이후 국내 언론들의 후속 보도가 이어지면서 여론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손흥민과 이강인 갈등 내용
‘더선’이 보도한 선수단 내 다툼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4강전 경기 전날 저녁 식사시간에 일부 어린 선수들이 저녁을 빨리 먹고 탁구를 치기 위해 자리를 떠났고,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온 주장 손흥민이 이를 언짢게 여기고 쓴소리 하면서 갈등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탁구를 치기 위해 자리를 떠난 일부 어린 선수들 중에는 이강인이 포함되어 있었고 쓴소리를 한 주장 손흥민 선수에게 무례한 발언을 하면서 충돌하였고, 이 충돌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엉키면서 운이 나쁘게도 손흥민이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언론의 후속 보도와 취재 결과 4강전 경기 전날 저녁식사 시간에 탁구로 인해 선수단 충돌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주장 손흥민을 포함한 선임 선수들과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까지 흘러나오는 가운데 어제 이강인은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강인에 대한 비판 여론
큰 경기를 앞두고 탁구를 하기 위해 주장에 맞서 하극상을 보인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어린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먹을 휘둘렀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이것이 사실이라면 징계감이라는 의견과 함께 이강인의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더선’의 보도가 나오기 전 국내의 한 사이트에서 이강인이 고참 선수들과 갈등하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글이 재조명되며 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전 감독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은 이유가 이런 이유였냐며 연결시켜 이해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이강인에게 많은 패스를 주었으나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단 3번의 패스만 했다는 비교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보도된 내용의 심각성에 비해 유효시간 24시간짜리 성의 없는 사과문을 올린 이강인의 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더선’의 보도 이후 한국 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의 불이 더욱 크게 일고 있습니다. 선수단 내 충돌 이후 사과하고 사건이 마무리되었다고 하지만 주먹질 등 하극상, 대표팀에 대한 이강인의 논란이 되는 태도가 사실이라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수습하지 못하고 외신에 보도되어 온 국민에게 피로감을 준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과 책임을 질 사람들은 지고, 앞으로의 한국 축구가 발전하는 데에 대한축구협회와 선수들 모두 한 마음이 되길 바랍니다.